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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거품 2

2025 30 x 30 cm

반려동물이 인간과 유사한 일상적 행위를 수행하는 모습을 바탕으로, 그 장면을 기호적 언어와 텍스트로 풀어내며 일상과 상징의 중첩을 시도한다. 욕조에 앉아 있는 반려동물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목욕 중 흘러내리는 물과 주변에 부유하는 거품들이 함께 배치된 장면을 통해 서사를 구성한다. 특히 물리적 ‘거품’의 이미지 위에 언어의 잔해와 파편들을 중첩시키는 방식은 말과 기호가 공기 중으로 흩날리며 시각화되는 효과를 연출하고, 그로 인해 생성되는 불안전하고 덧없는 언어 질서의 정서를 의미한다.
작품 속 거품은 목욕의 물리적 흔적과 가벼운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거품은 금방 사라지기 때문에 말이나 소통의 무의미함이나 순간을 말할 수 있고 직관적으로 일시적인 것, 혹은 공허한 말들을 상징할 수 있다. 반려동물에게 목욕은 위생의 과정과 인간이 설정한 돌봄과 생활 규범의 체계 속에서 수행되는 억압의 형태로 전환된다. 결국 이 장면은 동물이 인간의 일상과 문명에 편입되며 경험하는 순응과 본능의 억제를 의례적인 장면으로 표현하며, 인간 중심 사회에서 반려동물의 존재론적 지위와 정체성의 탈색 과정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Selected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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