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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숲을 거니는 발자국

2024 162.5 x 130 cm

반려동물이 인간 언어의 복잡한 체계가 형성된 숲과도 같은 공간을 거닐며, 그 안에서 존재론적 고립감을 드러낸다. ‘언어의 숲을 거닐다’의 표현은 반려동물이 인간의 언어를 알려고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낯설고 파편화된 기호들의 미로와 같다. 결국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 놓인다는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화면의 왼편에 고요히 자리한 반려동물은 일명 ‘고양이 자세’로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지된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그 뒤에 드리운 거대한 그림자는 존재의 확장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화면 아래에는 다양한 기호들을 중첩하여 드로잉한 후 물감을 덧칠하고 긁어내는 방식을 통해 텍스트를 다시 드러내는 표현 기법을 사용하였다. 이는 기억의 흔적을 복원하는 동시에 기호적 언어를 시각적으로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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