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의 내면과 창조적인 충동을 보다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시각언어로 확장한 작업이다. 이 작품에서 반려동물은 스프레이 페인트를 활용해 벽면에 자유롭게 텍스트를 낙서하고, 그 행위를 통해 기호를 변형하거나 재구성한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모방이 아닌 자율적 표현의지를 가진 주체로서 반려동물을 재정의 하며, 예술 행위의 본능적 기원을 탐색한다. 작품 전면을 가득채운 텍스트는 기존 언어의 질서를 따르지 않으며, 의미의 파편들로 구성된 채 해체되고 재조합된다. 이는 바르트(Barthes)의 기호 해체 이론과도 관련된다. 『 기호의 제국 』 (1970)과 『 텍스트의 즐거움 』 (1973)에서 “언어가 지배적 구조로 기능하는 사회 속에서 기표의 해체는 저항의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본 작품에서 반려동물은 바로 이 ‘기호의 해체 자 ’로 등장하며,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 나가는 존재로 위치한다. 이 작품은 단순한 반려동물의 재현을 넘어서, 언어 권력 구조에 대한 은유적인 저항을 시도하는 하나의 기호적 퍼포먼스로 해석될 수 있다.
색채 역시 본능의 시각적 은유로 활용된다. 무의식적 붓질처럼 뿌려진 컬러의 텍스트는 감각적 리듬과 동작의 흔적을 남기며, 시각적 언어의 다층성과 유동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구성은 예술이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존재의 본능에서 비롯된 감각적 표현일 수 있다. 회화적 공간 안에서 언어, 기호, 색채, 존재의 본능이 교차하며 생성되는 조형적 장이된다. 이 작품을 단순한 수동적 재현 대상에서 벗어나, 언어적 표현의 주체로 전환시키고, 인간 중심의 기호 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예술 주체의 기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