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사란 개인전《井》 5.23.(금)~6.15.(일) 공간:일리
:일리 (서울시 종로구 세검정로9길 19)
2025.05.23 - 06.15
정아사란의 이번 개인전 제목인 ‘井’은 공간:일리 마당에 자리한 우물을 의미하는 글자인 동시에,
정보를 연결하는 해시태그와 형태적으로 닮은꼴이다.
작가는 기술‧디지털 이미지‧정보 등 비물질이라는 주제를 연구해 왔다. 보편적이고 거대해 보이는 비물질의 세계가 개인의 현실과 지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민하고, 그 실체를 찾아 나선 끝에 내린 결론은 “세계는 여전히 무게와 질감을 지닌 물질의 지반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물질성과 연결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매체로서 ‘물’에 주목한다. 작가에 따르면 물은 가느다란 틈새에 스며들어 서로를 연결한다. 그런가 하면, 분절할 수 없는 거대한 질량의 덩어리로서 무게를 갖는다. 물이란 시간에 따라 모이기도 하고 흐르기도 하며, 경계를 이루는 듯 하다가도 흩어진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만 작은 입자로 중력을 거스르기도 한다. 오늘날 기술, 이미지, 정보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비물질의 보편성, 그리고 거대한 흐름처럼 간주되는 특성은 이러한 물의 속성과도 중첩된다. 작가에게 물은 물질인 동시에 비물질적인 무엇이다.
공간:일리의 마당에는 우물이 있다. 더이상 제 기능하지 않지만, 그것은 여전히 온전한 우물의 형태를 띠고 그 안 깊은 곳에 물을 간직하고 있다. 작가는 긴 시간 우물을 바라본 끝에 물을 다시 모으고 흐르게 한다. 솟게 하고, 연결한다. 전시 《井》은 전시장의 시간성과 장소성을 고려한 설치작업을 주로 선보인다. 관객은 이곳에서 세계를 이루는 물질과 비물질을 아울러 감각하고 사유할 기회를 갖는다.